가정폭력이 늘고 있다

올 하루 52명꼴 검거, 작년比 20%급증

장기불황과 최악의 구직난이란 어두운 그늘에서 가정폭력의 독버섯이 만연하고 있다. 올해는 연초 개그우먼 이경실씨의 ‘야구방망이 폭행사건’을 비롯해 남편의 폭력을 피하던 아내가 목숨을 잃거나 아내가 남편을 잔인하게 살해한 사건 등 충격적 가정폭력 사건이 유난히 많았다. 올해 가정폭력 사범으로 검거된 인원은 하루 평균 52명꼴로 지난해 45명보다 크게 늘어났다.

이처럼 가정폭력사건이 급증한 것은 과거처럼 가정폭력을 집안일로 쉬쉬하지 않는 사회분위기가 조성된 데다 어려운 가정경제가 가족들간 불화와 갈등을 부추겼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5년간 가정폭력 원인 중 빈곤이 차지하는 비중이 2배 가까이 늘었다는 법원행정처의 통계가 이를 뒷받침한다.

6일 경찰청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가정폭력사범으로 검거된 인원은 1만4098명(일평균 52명)으로 지난해 1만6324명(45명)과 2001년 1만5557명(43명)보다 20% 정도 늘어났다.

법원행정처가 최근 펴낸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법원에 접수된 가정보호사건 2647건을 폭력 원인별로 분석한 결과 우발적 분노가 25.5%로 가장 많았고, 부당한 대우 및 학대(22.0%), 현실 불만(17.4%), 취중 폭력(12.8%), 빈곤(9.5%), 부정행위(9.3%) 순이었다.

특히 빈곤이 차지하는 비중은 98년 4.8%에서 2000년 6.6%, 지난해 9.5%로 계속 증가추세다. 가정보호사건이란 가정폭력 사범을 형사처벌하지 않고 불구속 상태에서 가정법원에 송치해 보호처분을 내리는 것이다.

이 같은 가정폭력 사범 급증세와 달리 형사처벌은 완화되고 있는 추세다. 구속자는 1999년 868명(구속률 6.8%)에서 점점 줄어 2001년 691명(구속률 4.4%), 지난해 586명(3.6%), 올해 9월말 현재 412명(2.9%)이다.

형사처벌이 아닌 보호처분엔 접근금지명령, 사회봉사, 보호관찰 등 7개항이 있으나 아무 처분도 받지 않은 가해자가 크게 증가한 게 눈에 띈다. 가정보호사건 중 불처분율은 2000년 38.8%에서 2001년 42.3%, 지난해 52.5%로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가정폭력사범을 엄중처벌하지 않는 건 가정해체 및 사후 보복의 가능성을 줄이려는 의도라지만 여성계에선 가정폭력이 심각한 범죄라는 사회적 인식을 확산시키려면 처벌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른 한편에선 일반 범죄자와 같은 수감이나 벌금형, 사회봉사처분만으로는 재발방지 효과가 적기 때문에 의식변화 교육과 상담, 정신치료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신경정신과 전문의 김현수씨는 “가족폭력 재발 방지를 위해선 가해자에게 충분한 기간의 교육과 치료 기회를 반드시 줘야 한다”며 “한국 남성의 특성에 적합한 유형별 교육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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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원: 2003년

 

12월 6일 문화일보 /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