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을 하루 앞둔 31일. 우리는 과연 얼마나 행복한 것일까. 설렘과 희망 속에 새해를 맞이하고 있는 것일까.

국민 1000명에게 ‘지금 당신은 행복하십니까’라는 질문을 해봤다. 33.1%만이 ‘행복하다’고 답했다. ‘보통이다’는 47.9%, ‘행복하지 않다’는 19.0%였다. 한국경제신문은 여론조사업체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대국민 행복보고서’를 작성했다.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유선과 휴대폰 통화 방식으로 진행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다.

33.1%를 어떻게 봐야 할까. 3명 중 1명만 행복감을 느끼고 있다는 얘기다. ‘보통이다’가 절반 가까이에 이르는 만큼 전체적으로 균형을 갖췄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동안 한국이 비약적인 성장을 거쳐 국제사회로부터 받고 있는 찬사에 비춰보면 결코 만족할 수 없는 수치다. 한국은 올 들어 1인당 소득 2만달러-인구 5000만명 이상 나라들을 일컫는 ‘20-50 클럽’에 세계 7번째로 가입한 데 이어 국가신용등급 일본 추월, 세계 무역 8강 진입이라는 기념비적인 이정표를 세웠다.

33.1%라는 숫자에는 경제적 성과만으로 채울 수 없는 삶의 질, 현실과 지표의 괴리가 숨겨져 있다. 실제 한국사회의 그늘을 들여다보면 놀라운 기록과 통계들이 도사리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 이혼율 세계 2위, 주당 평균 노동시간 49.1시간, 국민 평균 하루 여가 시간 3.3시간, 중·고교생 하루 평균 학교 체류 시간 13시간….

행복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도 크게 낮았다. 응답자의 41.4%는 ‘노력한 만큼 행복해지지 않는다’고 답했다. ‘국민행복’을 주요 국정 목표로 정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기대도 그다지 높지 않았다. 행복감을 ‘매우(8.4%), 어느 정도(42.2%) 높여줄 것’이라는 응답은 50.7%에 그쳤다.

이번 설문조사로 많은 것이 자명해졌다. 경제지표만으로는 국민들이 체감하는 행복도를 잴 수 없다는 것, 그리고 낮은 행복감을 방치할 경우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도 점차 사라져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다만 ‘행복하지 않다’고 대답한 19.0%의 응답자 중 절반 이상(56.5%)이 ‘경제적 여건’을 불행 요인으로 지목했다는 것에서 소득 확대와 일자리 창출 노력이 긴요하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다.

덴마크 노르웨이 등 행복지수가 높은 유럽 강소국들의 사례에서 보듯 행복은 국가의 지속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이다. 물질적인 풍요와 경제적 안정 못지않게 단란한 가정, 여가 시간 활용, 사회적 신뢰와 통합 등을 중시하는 사람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정진석 국민대 교수는 “국민행복이 정치적 구호로만 끝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행복 수준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는 지수 개발과 구체적인 정책 방안을 담은 로드맵이 필요naver_com_20121231_101158.jpg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