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하는 공간 “가정”


어느덧 한 해의 마지막 달인 연말연시가 됐다. 한 해를 마감하면서 각 종 모임들이 즐비하게 약속되는 12월이다. 이렇게 친구들과의 송년 모임, 회사원들과의 송년 모임, 가족들과의 소연 모임 등을 갖는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좋은 의미와 의도로 모임을 만들어 한 해를 마감하는 만남들이 오히려 서로에게 불쾌함과 마음에 상처를 주고받는 경우가 많다. 이유는 간단하다. 나의 어려움이 다른 이들보다 더 크다는 소리다. 즉 서로의 소리를 듣지 않으려는데 문제가 있다.

부부상담을 오는 내담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나의 말은 옳고 배우자의 말은 들으려하지 않는데서부터 갈등이 시작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배우자가 말하고자하는 말에는 들으려하지 않고 나 자신만의 이유를 만들어 합리화시킨다. 듣지 않으려는 불경청의 마음이다. 그래서일까 말하는 사람은 더 크게 소리를 내고 더 크게 소리친다. 그래도 여전히 듣는 이들은 귀를 막고 있는 마음을 본다. 듣는 다는 것은 소통의 시작이다.

상담을 하는 이들에게 있어서 가장 기본은 “들음”이다. 경청하는 마음이다. 경청에 대한 한자의 의미를 살펴보면 傾聽(경청) 기울 경, 들을 청의 뜻을 가지고 있다. 기울인다는 것은 나의 몸이 말하는 이를 향해 앞으로 몸을 기울여 집중하는 태도이다. 눈높이를 맞추는 행동이다. 그리고 들을 청을 살펴보면 듣는 이의 자세에 대해서 말하는데 귀 이(耳) 눈 목(目) 마음 심(心)의 한자가 이 들을 청 안에 다 담겨져 있다. 즉 경청한다는 것은 귀로 듣고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듣는 온전한 집중을 말한다.

어느 부부의 이야기다. 항상 아내의 말에 결론을 요구하고 논리를 따졌던 남편이 가정사역 교육과 세미나를 받고 집에 와서 얼마 남지 않은 아내의 생일을 기념해 선물을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아내에게 어떤 선물을 받고 싶은지 물어봤다. 평상시 기념일을 챙기지 않던 남편인지라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다고 했으나 구지 남편이 꼭 선물을 주고 싶다는 말에 아내가 남편에게 이렇게 요구했다. 내 생일에 더도말고 덜도 말고 30분만 나의 이야기를 들어 달라는 요청이었다. 단 말을 들을 때 어떤 이유나 결론이나 변명을 하려고 하지말고 그냥 들어주기만 하라는 아내의 요구였다. 이런 요구를 받은 남편은 돈 드는 일도 아닌데 하겠다고 OK 했다. 그리고 생일 날 남편은 아내 앞에 앉아서 아내의 말을 듣기 시작했다. 아내의 말을 들으면서 자꾸 그래서 결론이 뭔데! 하는 말이 나오려는 것을 꾸욱 참고 20분을 듣고 30분을 듣고 1시간을 들으면서 아내의 마음을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다. 결국 아내의 생일 선물로 듣기만을 3시간 이상을 했다. 남편은 아내의 이런 답답했던 마음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얼마나 나에게 말하고 싶었고 이야기 하고 싶었을까 하는 아내의 마음을 생각할 수 있었다는 고백을 했다.

“소통”이란? 일방통행이 아니다. 한 쪽에서만 일방적으로 말하는 것도 아니고 또 한 쪽에서 일방적으로 듣기만 하는 것도 아니다. 서로의 말에 대한 귀 기울임이 소통의 시작이다. 경청하는 마음이 소통의 시작이다. 소통을 위한 두 번째 마음은 동등함이다. 서로를 향한 동등한 마음으로 들어주려는 마음이다. 인격적인 동등함이다. 특히 혈연관계에 있어서 질서를 따지는 가정문화에 있어서 더없이 중요한 것이다. 동등한 인격체로서의 들음이 소통의 방법이다.

무엇보다 소통의 공간이 필요한 곳은 “가정”이다. 한 해를 마감하는 마지막 달이다. 가족이 함께하는 자리에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격려해주고 존중해 주는 소통의 시간을 마련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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